속죄양, 성동혁
2022. 4. 9. 17:25
팬티를 벗고 체중계에 올라가는 새벽입니다
그림자도 체중계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새벽입니다
커다란 제사장이여
커다란 예언자여
이번 삶은 천국 가는 길 겪는 긴 멀미인가요
나를 체중계 위로 떠민 아비와
체중계 뒤 발을 걸친 천사들 덕분에
이곳은 지그시 가라앉고 있습니다
커다란 제사장이여
커다란 예언자여
나는 이리도 우연히 죄와 평행해도 되는 것입니까
주먹 속 일몰과
망토 안에서 기우는 추와 함께
체중계 위에서 저물면 안 되는 일입니까
커다란 심판자여
커다란 심판자여
가볍게만 마시고 흩어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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