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image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에서 오시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것에는 금세 싫증을 느끼게 되어 있어. 반면에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대개 지루한 것이야." 이런 오시마의 견해를 계속 밀고 나가면, 삶은 지루함과 싫증 사이를 오가는 무망한 진자운동일 수도 있게 됩니다. 어쩌면 우린 싫어할 수 없는 대상은 애초에 좋아할 수 없는 건지도 모르고요.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가 있었던 대상입니다. 우리를 절망시키는 것은 우리가 두려워해왔던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의 무릎을 꺾게 만드는 것들은 우리가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기대해왔던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