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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이후로 밤을 싫어했다

슬픔은 청색이라 노을이 제 빛을 잃었으며

내 증오가 별을 삼켜 새벽을 고독하게 만들었고

너를 향한 그리움에 안개가 대신 울어 일찍이 해가 떴다

 

낮은 천장 캔버스에 꿈을 묻힌 펜촉을 들어

너를 그리려 들면

기억나지 않는 얼굴이,

다시금 눈을 감으면 선명히 보여서

너를 만난 이후로 밤을 싫어했다

 

네가 싫고 밤이 밉다

해가 지면 네 기억이 가시처럼 돋아

나를 찔렀다

 

실은 네가 좋고 밤이 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마저 그리웠던 밤이 있다.

 

오늘도 너를 사모하는 꿈을 꿀 것이다

밤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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